공항 로비 카트 안에 여행 가방 하나가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.
공항 바로 앞 버스정류장에도, 심지어 화장실 안에도 주인은 없고 달랑 여행 가방뿐입니다.
에스컬레이터 아래에 몇 시간째 숨겨진 듯 놓여 있는 여행 가방을 청소 담당자가 조심스럽게 확인합니다.
[공항 청소 담당자 : (뭐가 들어 있나요?) 아무것도 없어요. 아마도 버린 것 같네요.]
모두 버리고 간 것들입니다.
공항 측은 대부분 중국 관광객들이 한 일로 보고 있습니다.
이른바 '폭탄 쇼핑'을 한 물건들이 가방에 다 안 들어가자 큰 여행 가방을 새로 산 뒤 예전 것은 그냥 두고 갔다는 겁니다.
하지만 공항 곳곳에 방치된 여행 가방은 이래저래 골칫거리입니다.
[공항 이용자 : 좀 무섭네요.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니까요. 물론 만져볼 생각도 안 합니다.]
혹시 모를 테러 위험 때문에 조심스레 수거된 주인 없는 여행 가방들은 이미 공항 분실물 센터를 가득 채웠습니다.
한 국제공항의 경우 이런 가방이 지난해만 258개로 4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습니다.
규정상 분실물로 취급돼 최소 3개월 이상은 보관해 둬야 하기 때문에 이만저만 골치 아픈 게 아닙니다.
[일본 간사이공항경찰서 분실물 담당자 : 분실물이 증가하면 업무적으로도 문제고 보관장소 문제도 있어서 참 곤란하네요.]
해결책을 고민하던 일부 공항은 지난 3월부터 우리 돈으로 만 원 정도를 내면 버리는 여행 가방을 처리해주겠다는 아이디어를 냈지만 실적은 바닥입니다.
그러자 이번엔 다른 공항에서 아예 무료로 처리해 주겠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는데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좀 두고 볼 일입니다.
취재기자ㅣ황보연
영상편집ㅣ사이토 신지로
자막뉴스 제작ㅣ이하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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